티스토리 뷰



지난 4월 시베리아를 다녀 왔습니다.

정확히는 야쿠츠크를 통해 세비안큐얼이라는 곳을 다녀 왔습니다.

회사에서 기획한 '이상한 나라의 세계 학교' 출장이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직항 비행기로 4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곳이더군요....

그런데 야쿠츠크에서 세비안큐얼 순록목장으로 가는 여정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차를 두번 갈아 타고 무려 15시간이나 걸리는 엄청난 여정이었습니다.

세비안큐얼까지는 순록목장에서 또 2시간을 더 가야하는 곳이더군요.

야쿠츠크에서 새벽 5시30분에 통역을 맡은 케샤라는 친구와 함께 이 긴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케샤는 야쿠츠크 북동연방대학교 2학년으로 지난 2106년 대구대에서 교환학생으로 한국말을 아주 잘(?) 하는 친구였습니다.

우리와 같은 여정에 세르게이라는 19살 순록꾼과 그의 어머니, 세비안큐얼 에벤학교 교장 이반 선생님이 함께 했습니다.

러시아 토종차 UAZ 택시를 타고 3시간여를 달리니 레나강이 나오더군요.

레나강은 동시베리아를 흐르는 강으로 전체 길이 4400 km, 유역 면적은 242만 평방킬로미터로 사하공화국의 핏줄같은 강입니다.

그 레나강이 봄인데도 얼음과 눈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가던길을 잠시 멈추고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고 잠시 시원한 레나강 풍경도 감상했습니다.

다시 레나강 위를 달려 오전 10시쯤에 바타마이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타고 간 UAZ택시는 더이상 산넘고 물건너 세비안 순록목장 쪽으로 갈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마을에서 다른차로 갈아 탔습니다.

엄청나게 큰 트럭이었습니다.

그 트럭의 이름은 ZIL Russian Truck이었습니다.

사진만으로도 위압감이 엄청 났습니다.

이 차를 운전하는 이는 미샤였습니다.

원래 세갼이라는 마을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우리가 늦게 와서 바타마이까지 마중을 나왔다고 합니다.

이번 여정의 시작은 사실상 지금부터 였습니다.

산길을 넘어 뇨라강을 따라 올라가는 긴 여정이 시작 된거죠.

뇨라강을 처음 경험한 저는 강이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그 위를 차가 달리는 경험을 잊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런데 잘 얼어 있어야 할 얼음이 봄이 되면서 녹아 내리고 있었습니다.

차가 달리는 곳곳에 얼음이 녹아 물길을 만들었고 미샤는 이 길을 그 큰 차로 넘어 갔습니다.


처음 접한 광경이라 과연 잘 건너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심한 곳은 아예 차가 들어 갈 수 조차 없을 것 같아 보였으니 말이죠.

운전기사 미샤는 그동안의 경험을 잘 이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차는 뇨라강을 가는 동안 최고 속도 40km를 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얼음이 잘 얼어 있는 곳은 속도를 내기에 충분 했지만 그 길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잠은 물론이고 앉아서 가는 것 조차도 어려웠습니다.

밤 8시30분쯤 순록 목장에 도착하며 첫번째 긴 여정이 끝이 났습니다.

늦은 시간 도착한 우리는 먼저 숙소로 사용할 텐트를 지정 받았습니다.

얼지 않는 짐가방은 밖에 두라는군요. 도둑은 없나????

너무 추운 곳이라 오가는 사람 자체가 없어 너무 안전했습니다. ㅎㅎ

텐트 안에는 미리 순록가죽과 나무가지로 잠자리를 만들어 놓았고 안에는 추위를 녹일 페치카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땔감인 나무도 잘 마련이 되어 있었습니다.

나무가 2시간 정도 지나면 다 타버려 중간중간 직접 일어나 불을 붙여야 하는 어려움에 잠이 모자라는게 문제이긴 했지만....

순록꾼들은 이런 일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했지만 물어 보질 못했네요.

아이들을 가르치러 텐트를 치고 기거중인 나예즈다 선생님이 마련해 준 첫 저녁을 먹었습니다.

밥과 닭고기, 당근, 배추, 햄 그리고 차 입니다.

처음 접한 시베리아의 밤은 황홀했습니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이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습니다.

'빨리 자자, 잠을 자자. 피곤하다.'

장작을 페치카에 넣어 주는걸 잊고 자는 바람에 시베리아의 엄청난 추위를 침낭 안에서 경험해 버렸습니다. 

첫 아침이 밝았습니다.

제일 먼저 할일은 페치카의 장작불을 살리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텐트에는 페치카에서 나오는 연기가 아침 햇살과 어울리며 환상적인 아침 풍경을 선사했습니다.

세수는 어떻게 하지???

사방이 눈인데 뭐가 필요해.... 눈을 손으로 녹이며 세수를 했습니다.

물론 머리는 못 감았죠. 한국선 매일 감았지만....

선생님은 벌써 일어나 아침을 준비해 놓고 도끼질을 재미삼아(?) 하는 우리를 불렀습니다.

땔깜을 만드는 도끼질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었습니다.

우리에겐 너무(?)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냥 밥이나 먹으러 가자. 이제부터 일이 시작된다.'

아침을 먹고 곧바로 동네를 둘러 봤습니다.

9번 순록장 에드가르드 회장의 아들 에드바르(7살)를 제일 먼저 만났습니다.

모형 비행기를 보여주는군요.

그리고 그레고리의 아들 코랴(11살)와 베레니카(9살) 그리고 엄마 아나스타샤와 막내딸까지 만나 통나무 집에서 첫 인사를 했습니다.


회장의 어머니와 두명의 젊은 순록꾼 이고르와 라디크도 만났습니다.


3일간 나예즈다 선생님의 텐트 학교로 등교하는 세 아이들을 시작으로 활쏘기, 순록타기 등 순록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가는 학생들의 삶을 짧게 경험했습니다.


우리는 다시 미샤의 트럭을 타고 세비안 큐얼 마을로 출발했습니다.

2시간여를 달려 마을에 도착 했고 가는 도중 산에 방사된 순록떼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마을에서는 코랴와 아이들이 다니는 에벤학교도 방문 했습니다.


참, 4일만에 처음으로 뜨거운 물에 목욕을 했습니다.

우리가 목욕에 사용한 뜨거운 물도 얼음을 녹여 만든 귀중한 물이었습니다.

아끼고 또 아껴야 했습니다.

숙소는 통역인 케샤의 집이었습니다.

케샤네 집엔 어머니와 형수 그리고 여동생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학교와 마을 그리고 젖줄과도 같은 호수도 돌아 봤습니다.

꽁꽁 언 호수 위를 설상차를 타고 신나게 달려 봤습니다.


호수 위에서 낚시를 하는 주민도 만나고....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그런데 원래 우리를 실어 줄 미샤의 차가 고장이군요. 못간다는 얘기죠. ㅎㅎ흑

다른 차를 수배했는데 전날 모두 야쿠츠크로 나갔다네요.

다음날 오후 2시에 출발 예정이라고 차를 타는 곳으로 짐을 들고 나갔지만 운전 기사가 술이 취해 못간다고 연락이 와서 다시 하루 더 연기....

하루 뒤 다시 그곳에서 출발을 기다리다 어제 그 운전 기사의 버스를 타고 드디어 출발 했습니다.

가는 길에 식사하고 밤에는 차에서 쪽잠도 자고 일출도 감상하고 쉬엄쉬엄 1주일만에 너무 많이 녹아 버린 강을 거슬러 야쿠츠크에 도착했습니다.

무려 22시간의 긴 여정이었습니다.

하루를 쉰 우리는 동토의 땅 시베리아를 떠나 모스크바를 경유해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댓글
댓글쓰기 폼
공지사항